손목은 최대한 부드럽게 … 그립 굵기는 손 크기와 무관
장타 원하면 '뉴트럴 그립'을
겨울은 골프의 기본인 그립을 점검해보기에 좋은 시기다. 그립이 정확하면 스윙 교정 없이도 거리와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미국 골프매거진은 2011년 1월호에서 '새 그립 혁명'을 다뤘다. '5분 투자로 5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요지다.
◆혁신적 그립 방법은
미국의 100대 교습가들에게 "아마추어들의 그립이 어떤가"라고 물은 결과 81%가 "잘못됐다"고 응답했다. 아마추어들은 그립에 대해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지 않고 그저 클럽을 쥐는 동작으로만 알고 있다는 것이다. 교습가들이 권장하는 새 그립법은 여섯 단계다. ①오른손으로 샤프트를 잡은 후 왼손바닥에 그립을 댄다. 왼손은 손바닥과 손가락이 만나는 지점에 그립이 닿아야 한다. ②왼손 세 손가락(중지 약지 소지)을 감아 그립을 쥔다. ③왼손 엄지를 잡아돌려 그립을 잡고 인지도 갖다 붙인다. ④오른손을 왼손 쪽으로 끌고 내려와 손가락과 손바닥이 맞닿는 부분에 그립을 댄다. ⑤오른손 소지를 왼손 인지와 중지 사이에 올려놓고 중지와 약지는 그립을 감싸쥔다. ⑥오른손 엄지를 돌려 손바닥 생명선이 왼손 엄지 위로 올라가게 하고 오른손 인지는 그립을 쥔다. 이 6단계를 몸에 배게 해둬야 한다.
◆뉴트럴 그립하면 거리 19~41야드 늘어
다운스윙 때 히프를 빨리 돌리는 골퍼일수록 임팩트존에서 손이 먼저 나가며 클럽페이스가 오픈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골퍼들은 '스트롱 그립'(그립을 한 손을 약간 오른쪽으로 돌려 잡는 것)을 해볼 만하다. 왼손 엄지와 인지가 형성하는 'V자' 꼭짓점이 오른 어깨를 향하도록 한다. 그래야 클럽페이스가 임택트존에서 스퀘어를 이룬다. 히프 회전이 느린 골퍼들은 '위크 그립'(그립을 한 손을 약간 왼쪽으로 돌려 잡는 것)을 해볼 만하다. 왼손 엄지와 인지가 형성하는 V자 꼭짓점이 왼가슴을 향하면 된다.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그립이 '뉴트럴 그립'이다. 히프 회전 속도가 평균인 골퍼들은 오른손 엄지와 인지가 이루는 V자 꼭짓점이 오른쪽 턱을 향하면 무리가 없다. 실험 결과 뉴트럴 그립을 했을 때 거리가 위크 그립을 했을 때보다 41야드(17%) 더 나갔다. '장타를 내려면 스트롱그립을 하라'는 통설을 뒤엎는다.
◆어디에 힘을 줄 것인가
교습가들에게 "아마추어들이 그립을 잡을 때 잘못하는 점은 무엇인가"라고 물으니 49%가 "손가락이 아니라 손바닥으로 그립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 다음(21%)은 "두 손이 반대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고 "너무 약하게 잡는다"가 19%였다. 그립 세기는 골퍼들 각자 손 힘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교습가들은 "손은 단단하게,손목은 부드럽게 하라"고 권한다. 힘이 들어가야 할 부위는 ①왼손 중지와 약지 ②오른손바닥 생명선 ③오른손 소지 ④엄지와 인지 사이의 오른손등 ⑤오른손 엄지와 인지 등이다.
◆그립 굵기는 스윙 특성에 맞게
아마추어 1440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의 그립 사이즈(굵기)가 적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종전에는 손가락 크기에 맞춰 그립 굵기를 정했으나 옳지 않다. 그립 굵기는 손가락 크기보다는 스윙의 다이내믹과 더 연관성이 있다. 골퍼 24명의 눈을 가린 채 굵기가 다른 5개의 그립을 쥐어주고 실험을 해보았다. 그 결과 골퍼들은 자신이 평소 쓰고 있는 굵기의 그립보다 다른 굵기의 그립을 잡았을 때 베스트 샷을 더 많이 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장갑의 손가락과 손바닥이 만나는 부분이 닳는다면 그립이 너무 가늘다고 봐야 한다. 오른손바닥에 굳은살이 생기면 그립 굵기가 적정하지 않다는 뜻이다.
◆오버래핑이냐 '롱 섬'이냐
종전엔 오른손가락 위치에 따라 오버래핑 · 인터로킹 · 베이스볼 그립으로 구분했다. 지금은 더블오버랩,롱 섬,쇼트 섬 등으로 더 세분화한다. 오버래핑(오른손 소지를 왼손 인지와 중지 사이에 올리는 것)은 양손에 힘이 고루 분산되므로 훅에 대한 걱정 없이 스트롱그립을 취할 수 있다. 짐 퓨릭이 하는 더블오버래핑(오른손 약지와 소지를 왼손가락 위에 올리는 것)은 스윙 도중 손동작을 억제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거리는 줄지만 방향성은 좋은 그립이다. 타이거 우즈가 하는 인터로킹(오른손 소지를 왼손 인지에 엇거는 것)은 그립이 견고하기로는 최고다. 손이 작거나 스윙이 빠른 사람들에게 적절하다. 앤서니 김이 하고 있는 롱 섬(오른손 엄지를 샤프트 위로 길게 뻗어주는 것)은 클럽헤드 컨트롤이 쉬운 장점이 있다. 헤드의 스위트스폿에 볼을 맞힐 확률이 높아 장타를 원하는 골퍼들에게 권장된다. 더스틴 존슨처럼 쇼트 섬(오른손 엄지를 야구 배트를 잡듯 가로질러 쥐는 것)으로 그립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오른손을 제어함으로써 훅 구질을 막아준다.